이승만의 한국교회핍박(내치상 문제: 제도)

 
 
 

세번째 이야기 

“둘째는 한국 교회가 일본의 내치 정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이러한 정책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은 용납이 되겠지만, 이러한 정책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결코 버틸 수 없는 형세이다” 

 

일제가 한국교회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더 중요한 이유는 당시 교회가 사회에 큰 영향을 주어, 내치 정책, 즉, 조선 사회를 다스리는데 있어 큰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영향을 이승만은 8가지로 설명하는데, 편의상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묶어봤습니다. 하나는 교회의 법적, 제도적(system) 특성에서 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리적(doctrine), 특히 한국교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당시 ‘장로교’의 교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일제를 위협하는 교회 제도  

 

먼저 제도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1)교회는 한국인들이 자유롭게 회집할 수 있는 곳이다. 2)기독교회에 합심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3)교회에서 청년교육을 힘쓰기 때문이다. 4)선교사들의 도의적 영향력이 한국에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정도로 묶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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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사람들이 함께 모이면 자연스럽게 공론이 생기며 힘을 가지는 단체로 발전된다. 그러므로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뒤부터, 일본 관리들의 허락을 얻기 전에는 한국인이 4-5인 이상이 되어도 단체를 조직할 수 없었다 

그런데 기독교회에서는 특별히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남녀노소가 어렵지 않게 모일 수 있으므로, 전국의 인심이 모두 그리로 쏠리는 것이다. 각 시골구석까지 예배당을 설립하여 서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마음과 뜻을 통하게 하니, 이전에 독립협회나 모든 정치단체 지도자들로 알려져 있던 인물들이 많이 교회로 들어가 세력을 모아 전국적으로 큰 조직을 만들었다. 

 

태극기를 금지한 뒤로 경축일이 되면 적십자기를 예배당에 높이 매달았고, 애국가를 금지한 뒤부터 찬미가를 대신 불렀다. 원수를 사랑하라 하신 성경말씀으로 전도하였는데, 경찰청에서 불러다가 무섭게 으르며 “네 원수라 함은 누구를 지목하는 것이냐?” 묻기도 했다. 일본 도쿄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로 돌아온 모씨가 종로 청년회회관에서 연설할 때, 자기의 지내온 일들을 말하다가 심한 계모 아래에서 서럽게 지내던 사정을 이야기 했는데, 경찰청에서 이것은 은근히 일본을 비유한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 3일 밤낮을 감옥에 가두었다가 풀어주기도 했다. 성탄절 방학 때에 청년회 학생들이 성경 내용을 가지고 연극을 준비하였는데, 그 연극 내용이 구약의 모세가 이스라엘 족속을 인도하고 애굽 왕의 속박을 벗어나 홍해를 건너는 것으로 꾸몄다가, 이 내용 속에 은근한 비유가 들어 있다고 해서 무수한 곤욕을 당하였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것은 일본이 한국교회가 자유롭게 모일 수 있고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며 토론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1) 교회는 한국인들이 자유롭게 회집할 수 있는 곳이다

 

대개 정치단체는 항상 여러 사람의 의견을 취합해서 난상토론을 하는 중에 가장 좋은 정책을 선택해 시행하게 된다. 나라마다 정당이 있으며 각 정당 안에서도 비판이 일어나고 반대도 생긴다. 중대한 일이 많을 수록 자주 풍파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모두 같은 주께 속했으니 한 몸의 지체와 같고 한 집안의 식구와 같다 말하게 된다. 동서남북은 물론, 모두 일심으로 한 공동체로 일하기 때문에, 일본이 이렇게 큰 조직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곳에서 혹시 무슨 사단이 일어나지 않을까 의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2)기독교회에 합심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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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교회’의 사전상 의미 중 하나가 ‘한 곳에 모이는 것’, ‘서로 만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란 모이고 만나는 곳이라 작은 모임부터 큰 단체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조직을 이루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승만에 따르면 당시 일제는 정책상으로 회집을 금지했는데, 선교사들과 연관된 교회라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여 마음대로 간섭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일체 치하에 유일하게 집회결사의 자유가 인정되는 소위 ‘치외법권’ 구역이 됩니다. 오죽하면 1907년 평양 대부흥 이전에는 한국인 입교자들 대부분이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받으려 기독교에 입교했다고 비판을 받았을까요. 그리고 모인 조선인들이 성경말씀이나 각자의 삶에 대해서 자유롭게 얘기를 하니, 사상과 언론의 자유도 생겨나게 됩니다. 게다가 성경말씀과 가르침으로 한 마음으로, 일심으로 서로를 위해 ‘조직적’으로 일하게 되니 일제에게는 큰 의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장터에서 설교하는 사무엘 마펫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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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 힘이다”라는 말을 서양 사람들이 항상 하는데, 정말 그 실체가 있는 말이다. 동서양은 물론이고 전제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백성을 교육시키지 않으려는 것이나 주인이 노예들을 교육시키지 않는 것은 모두 학식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 모든 긴급한 일을 처리한 후 교육 절차를 개정할 때, 전국 교육기관을 정부가 총괄하기로 작정하고 한국인들에게는 고등교육을 시키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한국인을 위한 학교를 따로 마련해야 했는데 규모가 몹시 초라하고 교육과정 책들을 대개 일본어로 만들어 가르치며 한국 역사와 한국어 과목을 폐지하거나 가르치는 내용들을 모두 자기들 뜻에 맞게 꾸며서 가르친다. 

 

학교가 확장되어 학생이 거의 300명에 달했는데 얼마 전 학무국에서 일본인 교사를 보내어 사무를 총괄하게 하라고 했다. 그 교사가 상업회의소에서 매년 지출하는 재정 2천원을 자기가 맡아서 쓰겠다고 말했는데, 기왕 학비를 위해 마련된 돈을 학교에 쓰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 큰 학교와 넓은 땅이 모두 관청 소유로 넘어가게 될 터이니 부득이 폐교하기로 결정했고 오늘이 마지막이다.”고 했다…

전국 각지 사립학교들을 일본이 모두 이런 방법으로 총괄하니 일본 관할로 들어가지 않은 학교는 실로 없었다.

오직 교회학교만 아직까지 독립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이 큰 문제이다. 원래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와 곳곳에 예배당과 학교를 함께 설립하였는데 아무리 작은 예배당이라도 그 안에 의례히 소학교를 마련하였다. 선교지역마다 기숙학교를 세웠기 때문에 교인들을 의례히 자기 자질들을 교회학교로 보냈다. 

 

기독교회에서는 평양에 대학교를 설립하였고 개성과 서울에 대학교를 만들려고 몇 해 동안 준비하는 학교가 여럿이 있다. 청년회학교와 기타 중학교 자격을 갖춘 학교가 큰 도시마다 있는데, 그 학교들의 수준이 모두 낮지 않았다. 각 교회가 십 수년 동안 공을 들여 예산을 모으고 해마다 늘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폐지시킬 수 있겠는가? 

 

교회학교만은 아직 이 제도 밖에 벗어나 있어서 독립자격으로 세워져 있기 때문에 일본은 이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고 있다.

 

- 3)교회에서 청년교육을 힘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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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인 사건의 중심지 선천의 신성 장로교학교

 

 

당시 일제가 한 일 중에 하나는 조선인들을 우민화하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이라면 오직 일제가 하는 공교육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승만은 이러한 일제의 정책이 단순히 일제만의 특성이라기 보단 주인이 노예를 잡는 것, ‘전제정치’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맹비난합니다. 

하지만 교회학교는 일제의 법에서 예외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교회는 예배당만 지은 것이 아닌 학교들을 같이 세웠습니다. 초등기관부터 고등기관, 신학교 등을 세워서 조선 사람들이 자립하고 생활할 수 있게 도운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교회가 일제의 법 테두리 안에 있지 않았던 것도 원인이지만, 경찰이 교인들을 불러다가 윽박지르고 해도 이들이 계속 교회 학교에 자녀들을 보냈던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교육시스템도 당시 일제가 교회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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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독교 선교사들만이 자기네 나라와 좋은 집을 버리고 자기 나라 돈을 가져다가, 언어와 풍습이 생소한 동양 각국에 와서 모든 어려움과 위험함을 무릅쓰고 예수의 도를 우리에게 전하려 하였다.. 

만약 내가 동네 아이들을 잘 달래고 때리며 을러서 네가 가진 물건들을 모두 나에게 주고 나에게 와서 잘 복종하라고 하면, 그 아이는 내 주먹 힘을 무서워하여 고개를 반쯤 숙이고 들어올까 말까한 것이다. 그럴 때에 이웃집의 키도 크고 힘도 센 사람이 와서 어루만지며 불쌍히 여기는 표정으로 위로도 하고 권면도 하면 그 아이는 자연히 그 어른을 친구로도 여기고 보호자로 여기는 한편, 내 눈치를 보면서 그 어른 앞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되면 내 마음 속에 그 아이도 밉거니와, 그 사람이 더욱더 나의 원수같이 보일 것이다. 일본에게 미국을 욕보이고 싶은 마음이 어떻게 없겠는가? 

 

통상 이후 일본과 청국, 한국에는 일제히 서양 각국의 소위 치외법권이라는 것이 생겨나 서양인이 동양의 어느 나라에서든지 범죄사건이 생기면 그 나라 경찰이 잡아다가 자기 나라의 법률대로 다루지 못하게 하고, 그 범죄인이 속한 나라의 영사로 하여금 그 나라 법률에 의거해서 다루게 하였다. 일본이 정치제도와 법률을 점차 바꾸어 서양의 제도와 흡사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미국과 영국이 먼저 반론을 제기해서 일본에서의 치외법권을 철회했다. 그래서 서양인들이 일본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일본법으로 다스릴 수 있지만, 청국과 한국은 끝끝내 바꾸는데 힘을 기울이지 못했기 때문에 각국의 영사들은 여전히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합병한 후 각국과 교섭하여 치외법권을 한국에서도 철회하라고 했기 때문에 유럽 각국은 모두 차례차례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만 홀로 미루며 국제법적으로 공개 철회를 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은 미국에 대해 감정이 없을 수 없다. 

한국인들은 은근히 “미국이 아직도 치외법권을 철회하지 않았으니 일본 관리들이 미국 선교사들에게는 무례하게 대할 수 없다”며 미국인들의 힘을 얼마쯤 높게 생각하고 있다.

 

– 4)선교사들의 도의적 영향력이 한국에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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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은 선교사들의 영향력이 당시 조선 사회에서 너무 커져서 일본이 다스리기가 어렵다는 말을 합니다. 물론 무엇보다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선교사들이 조선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도운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당시 한국교회의 국제법상 지위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한국교회는 ‘치외법권’의 영역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즉, 국내법이 국제법에 제약을 받아 일제의 법이 제대로 행사될 수 없는 구역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법적 시스템에 의해 보호를 받지 못했다면 선교사들은 일제에 의해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나라가 넘어가고 각국이 모든 조약의 내용을 파기하며 공사관을 철수하곤 했지만, 미국은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공사관은 철수해도 치외법권 조항은 계속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에 거주한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선교사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들의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밖에 없던 것입니다.